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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참만에 현관을 나설 때
나의 손은 약간 떨렸다
조금씩 붉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
겨우 한걸음을 떼었다
성큼성큼 걸어갈 때에
나의 심장은 약간 뛰었다
이제는 다 져버린 해를
뒤로 한 채로 훌쩍 버스에 오른다
이 길 따라 달려가면
열 정거장만 가면
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
그 찻집에 들어가면
그와 마주앉으면
오랫동안 준비했던
그 얘기를 건네야 한다
여덟 번째 정거장을 지날 때
나의 입술은 약간 말랐다
문득 떠오르는 그 날을 생각하며
꿀꺽 마른침을 삼킨다
이 길 따라 달려가면
열 정거장만 가면
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
그 찻집에 들어가면
그와 마주앉으면
오랫동안 준비했던 그 얘기를
건네야겠지마는...